헬리코박터균, 치매 발병 위험 3배 높인다…조기 치료가 관건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치매 발병 위험을 최대 3배나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서울성모병원 강동우 교수와 여의도성모병원 임현국 교수의 공동 연구팀은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신경퇴행성 질환, 특히 치매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되었으며,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 시기에 따라 치매 발병 위험이 달라진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와 십이지장 점막에 기생해 소화성 궤양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세균으로, 국내 감염률이 50~60%에 이를 만큼 흔한 감염입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이 세균이 단순히 위장 문제만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혈관뇌장벽을 통과해 뇌 내 신경염증을 유발하고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인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 축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특히, 연구팀은 55~79세의 중장년층 4만 7628명을 대상으로 소화성 궤양 환자를 5년과 10년 주기로 추적 조사한 결과,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환자가 건강한 대조군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이 3배나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연구는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 다른 치매 위험 요소를 통제한 상태에서 이루어졌으며, 이는 헬리코박터균이 치매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음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또한, 제균 치료의 시점이 치매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중요한 발견이었습니다. 위궤양 진단 후 6개월 이내에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군은 1년 이후에 치료를 시작한 환자군보다 치매 발병률이 절반 이하로 낮아졌습니다. 이로써 조기 제균 치료가 치매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되었습니다.

 

연구팀은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치매를 포함한 신경퇴행성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더 깊이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감염성 위장 질환과 신경계 질환의 연관성을 제시하며, 앞으로의 치매 예방과 치료 전략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